무엇이 힘들고 어디가 아픈지 명확히 정의하지도 못 한 채, 막연한 우울을 토해낼 수도 없어 그대로 삼키고 삼킨 소화불량이 끝없이 반복된다. 문득 인생을 전부 새로 리셋하고 아예 다른 사람으로 살 수 있다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올해의 계획은 '변화'였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, 이기적인 계산을 하지 않고 전부 다, 정말로 전부 다 버리면 오히려 쉽게 바뀔 수 있지 않을까.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서 이름을 바꾸고 완전히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취미도 취향도 바꿔보고 지금까지의 경력을 전부 버린 완전히 새로운 일을 찾아 그렇게 살아볼까. 긴 머리 하나 자를 용기 조차 없는 내게 그런 것이 가능할까. 그런데 그보다, 내게 바꾸고 리셋할 만한 무언가가 있긴 한 걸까. 그게 없는 것 같은데. 대상이 없는 비명을 지르고 싶어져 뒤척이는 새벽을 몇 번이고 반복하고 있자니 나는 어딘가 고장난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마저 들기 시작한다. 그저 남들 다 되는 어른이 되고 싶을 뿐인데 그것이 이토록 어렵고 힘들다면, 역시 내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. 그게 아니라 누구나 겪는 두 번째 사춘기일 뿐이라면 그건 첫 번째보다 두 배, 아니 이백 배 이상으로 지긋지긋한가 보다. 그렇다면 다른 어른들은 어떻게 이 이백 배의 통증을 이겨냈던 걸까.
# by | 2012/01/30 02:40







